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걸핏하면 '늙어서~'가 입에 붙었다. 몸이 욱신거릴 때도, 하루에도 몇번씩 깜빡깜빡 잊어버릴 때도, 말이 헛나올 때도 계속 이 말을 달고 산다. 사실 늙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평범한 형용사일뿐인데 나의 잘못과 실수, 몰지각, 방종, 미필적 고의까지 이 단어 하나에 때려넣고 합리화하며 면죄부를 삼고 있다. ㅠㅠ.  그런 반성을 하면서도 '늙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데 따른 우울함과 무기력을 완전히 떨쳐내기도 힘들다. 다들 모이면 어디 아픈데 좋은 병원, 무슨 증세에 특효인 약과 건강식품, 매일 습관을 붙이면 좋을 운동법 등을 주고받느라 부산하다.

 

갈짓자로 흐트러지며 '늙다'는 단어를 남용하고 본의아니게 모욕하던 차에 생각과 습관을 정리정돈하도록 도움을 주는 책을 만났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교수이고 40년간 노인의학 분야에서 활동했던 마크 윌리엄스 박사가 쓴 <늙어감의 기술>이다. '늙어서'를 입에 달고 사는 습관을 고치는데 좀 도움을 받았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마땅히 누려야 할 노년의 즐거움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라고. 몇몇 부분을 소개한다. 

 

 **오늘 내가 들어가 살고 있는 이 육신은 나이가 들어서도 들어가 살아야 할 미래의 육신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가치 있고 능력 있고 소중한 사람이다. (38쪽)

 

**정상보다 마른 사람이 살짝 비만인 사람보다 오히려 사망률이 더 높다. 살짝(10~15%) 과체중인 사람들은 고관절 골절을 자주 일으키는 골다공증이 나타날 확률이 더 낮았다. 또 폐암에 걸릴 확률도 낮았다.

체중을 줄이는 행동이 사실은 수명을 줄일 수도 있다. 만 50세에서 70세 사이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서는 지난 2년 동안 체중이 줄어든 사람이 체중이 줄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 확률이 높았다. (47쪽)

 

**만 18세에서 만 31세 사이의 남성 중 4분의 1정도, 여성은 3분의 1정도가 자신의 성생활에 대단히 만족한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65세 이상에서는 이 만족도가 거의 50퍼센트에 가까운 수치로 급증한다. 더군다나 이 집단 중 50퍼센트는 성생활을 지속적으로 즐기고 있었고, 약 40퍼센트 정도는 성생활을 더 자주 즐기기를 원했다. 성생활을 지속중인 남성 중 4분의 3, 그리고 여성 중 약 70퍼센트가 현재의 성생활이 40대 때만큼 혹은 그 이상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 결과는 어쩌면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이 성에 대한 기대를 재조정하고 성에 대한 심리적 억압도 줄어들어 긴장이 풀리고 자신감이 높아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56쪽)

 

**노화는 성장의 한 과정이지 운명이라 생각하고 체념해야 할 관념, 요인, 변화 등의 집합이 아니다. 누군가가 신체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성장을 계속 경험하고 있다면 과연 그 사람이 쇠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59쪽)

 

**현대과학에서는 한 종류의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수십억달러어치나 소비되고 있는 비타민 보충제들은 대체적으로 낭비나 다름없다. 내 스승 중 한분인 맥 리킨 시니어 박사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비타민을 따로 복용하는 사랆들은 약벼과 변기를 연결하는 파이프를 자처하는 셈이지". (140쪽)

 

**확인해 볼 부분은 1회분당 칼로리와 지방에서 나오는 칼로리의 양이다. 유용한 법칙을 하나 말하자면 지방에서 나오는 칼로리가 30퍼센트가 넘는 식품은 되도록 줄이는 것이 좋다. (144쪽)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실용적인 방법. 

1. 짦은 시를 암기해 2주 정도 매일 그 시를 암송해보자

2. 외국어나 악기 연주를 배워 보자. 그림이나 시쓰기도 좋다. 춤도 배워보자.

3.  당신이 오른손잡이라면 일주일에 두번 정도는 집에서 왼손으로 식사를 해보자.

4.  눈을 가리거나 코를 막은 상태에서 다양한 음식과 음료수를 먹어보자

 

**노년의 감정 관리법/ 자부심과 자만심 이해하기

 자만심은 겉모습만을 다루는 반면 자부심은 현실을 반영한다. 칭찬을 들을 때 자부심은 쑥스러운 기분이 들게 하지만 자만심은 스스로를 기쁘게 만든다. 자만심에 타격을 받으면 분노에 휩싸이며, 마음이 아프기보다는 불쾌한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자부심에 타격을 받으면 마음이 크게 아파오면서 자기보호본능이 발동된다.

자만심은 삶의 덧없는 것들에 더 관심이 많은 반면 자부심은 자아의 더욱 영구적이고 내면적인 부분에 속해 있는 듯 보인다. 자부심은 게으름에 굴복하기를 거부할 때가 많은 반면 자만심은 게으름과 자부심을 함께 충족시킬 수 있는 접근 방법을 마련할 때가 많다. (289쪽)

 

**노년의 감정 관리법/ 공감능력 가꾸기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고 먼 길을 걷는 것이라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비유처럼 공감은 성공적인 노화과정에 필수적이다. 식당이나 카페에 앉아 있는데 근처에 앉은 사람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리면 그 사람들의 삶이 어떠할지 상상해보자. 저 사람들은 몇살일까. 어떻게 생겼을까. 저들이 입은 옷의 스타일과 색은 어떨까ㅏ. 그러다가 적절한 순간이 오면 고개를 돌려 자신이 공감하며 상상했던 사람과 실제의 사람을 비교해보자. 이 훈련은 감정적인 면보다 서술적인 측면이 더 강하기는 하지만 의식과 공감능력을 발달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29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