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셋째날은 가나자와 구경에 집중하기로 했다. 오전엔 고린보에 있는 사무라이 저택지, 그리고 일본에 왔으니 데판야키를 맛보는 것이 중요한 일과였다.

 

개인적으로 가나자와에서 가장 땡기고 끌렸던 곳은 사무라이 주택지다. 에도 시대 사무라이들이 살던 주택지가 예전 모습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사람들도 많지 않고 한적하게 산책할 수 있는 곳이다. 정갈하게 정리된 주택가, 자그마한 운하같은 물길, 고즈넉하고 독특한 분위기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이 도시의 뿜뿜 터져나오는 매력을 느끼게 해 주었다. 가나자와 성 밖에서 살던 사무라이들의 마을. 중간중간에 식당, 기념품점이 있기도 한데 대부분은 일반인이 사는 주거지다. 후손들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기념할만한 고택 중 박물관(노무라 고택)으로 변신해 관람객을 맞고 있는 곳들도 있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마을은 혼자서도 산책하기 좋다. 중간에 만난 기념품점에 들러 이곳의 명물인 금박 아이스크림도 맛보고 당고, 모나카, 양갱 등도 먹었다.

이곳은 예로부터 금박공예가 발달해서 이렇게 아이스크림에도 금박을 씌워 명물로 만들었다. 값은 700~1000엔. 관광지 지역이 좀 더 비싸다. 이 아이스크림은 700엔이다. 소프트콘에 금박을 씌워주는데 맛은 못 느낀다. 그냥 재미로...

노무라 고택 정원은 500엔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대대로 고위직을 역임해온 노무라가의 집터로 이곳 정원은 일본인들 사이에 유명하다고 한다. 2009년 미슐랭으로부터 별 2개를 받은 관광 포인트이기도 하고 2003년 미국의 정원전문잡지인 '저널 오브 재패니즈 가드닝'이 선정한 일본내 3번째로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첫번째는 시마네현의 아다치 아트 뮤지엄, 두번째는 교토의 가츠라 리큐였다. 

 

찍고 보니 사진은 아무래도 안될 것 같다... 별로 안 예쁘다. ㅠㅠ 

사무라이 주택가를 나와 큰길을 건너면 바로 내가 묵었던 호텔이다. 트러스티 호텔 1층에 있는 데판야키 전문점에서 이시가와현에서 나온 와규를 주문했다. 일본 '국산소'라고 표기 되어 있는 데판야키 코스는 1인당 3000엔 정도지만 이걸 와규로 바꾸면 값은 더블이 된다. 그래도 이 때 아니면 언제 먹어보나 싶어 큰 맘 먹고 질렀다. 먹고 나서 정말 잘 질렀다는 생각이 들만큼 만족스러웠다.

 

 

점심을 먹고 향한 곳은 고린보 근처에 있는 21세기 미술관이다. 마침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설치돼 있었다. 일반적인 관광객들에게 이 미술관이 유명해진 포인트는 수영장이다.

수영장 밖에서 수면 아래를 바라보면 마치 물 속에 사람들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수영장 물 아래에서 사람들이 거닐고 있는 것 같이 보이는데 전시관을 다 둘러본 뒤 지하로 내려가면 수영장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연결된다.

 

 

이리로 들어가서 수면 위를 쳐다보면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치 일렁이는 수면 위의 사람을 보는 듯 하다.

수영장 아래 공간은 이런 모습이다.

이 곳을 보고 향한 곳은 히가시차야.  전통 찻집들이 있는 곳인데, 에도시대에는 게이샤들이 찻집에서 춤과 악기 연주를 선보였다고 한다. 국가에서 문화재로 지정한 에도시대의 전통 찻집 거리로, 지금도 이곳에서 다도를 하거나 전통악기 샤미센을 배우거나 할 수 있다. 이곳에 있는 집들은 상당수가 찻집, 식당, 기념품숍들이다. 딱 보는 순간 일본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동네다.

 

히가시차야를 나와 대로변을 따라 20~30미터 정도만 걸으면 바로 아사노강이 나온다. 이 강변도 경관과 분위기가 좋아 걷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