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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스코프

명품 브랜드의 새로운 뮤즈가 된 공예

by 신사임당 2017. 11. 19.

 

 

패션업계가 미술 트렌드를 이끄는 것은 오래된 현상이다. 주요 럭셔리 브랜드를 통해 발굴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작가들이 많은데 최근에 이 럭셔리 브랜드가 관심을 갖는 것이 공예라고 한다.

지난 9월 열린 트레소르 현대공예에 참여한 국내 화랑의 부스.

다음은 얼마전 쓴 기사..

현대 미술의 흐름을 주도하는 주체로 패션계를 빼놓을 수 없다.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패션계는 작가를 발굴하고 미술계 트렌드를 이끌면서 산업 규모와 미술시장을 확장시켜 왔다. 브랜드를 지탱해 온 장인정신과 예술가적 실험정신의 만남. 기업 입장에선 ‘아트로서의 패션’으로 이미지를 높여 마케팅에 도움을 얻을 수 있고 이같은 지원이 예술을 진흥시키는 성과를 냈다. 패션계의 관심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미술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세계 패션계가 관심을 두고 있는 영역은 공예(craft)다. 세계 최대 럭셔리 브랜드인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이하 루이뷔통)를 보면 이런 추세는 뚜렷이 드러난다. LVMH 산하의 패션 브랜드 로에베(Loewe)는 지난해 ‘로에베 공예상(the Loewe Craft Prize)’을 만들었다. 지난 4월 배출한 첫 수상자는 독일의 목공예 작가 어니스트 갬퍼(Ernest Gamperl)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이벤트로 보지 않는다. 루이뷔통은 그동안 현대 미술의 흐름을 주도해왔다고 할 만큼 작가들을 발굴하고 공동작업을 하면서 미술계를 지원해 왔다. 이미 1980년대에 조각가 세자르, 솔 르위트와 컬래버레이션을 할만큼 현대미술에 관심을 기울였고 마크 제이콥스가 헤드 디자이너가 된 1997년부터는 본격화했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스테판 스프라우스,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 역시 루이뷔통과의 협업을 통해 영향력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었다.

올 상반기 로에베 공예상 수상을 계기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등 해외 언론은 패션계가 공예와 협업하고 활발하게 후원하고 있음을 다루면서, 향후 세계 미술계에서 공예의 약진을 예상했다. 이미 로에베는 수년 전부터 마드리드, 도쿄의 매장에 한국의 달항아리를 배치하는 등 공예에 관심을 보여왔다. 로에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의 손이 빚어내는 가치를 담고 있는 패션 브랜드라야 발전을 이어갈 수 있다”면서 “공예는 우리에게 빵과 버터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메스도 수년전 중국 자본과 손을 잡고 중국 전통 공예와 디자인을 보존·계승한다는 의미를 담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상시아’를 런칭했다. 또 일본 교토의 옻칠 장인들과 함께 장신구를 개발하고 있다. 버버리도 지난해 영국 공예품 브랜드 ‘뉴 크래프츠맨’과의 협업을 통해 패션과 공예가 결합된 흥미로운 창작물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세이 미야케는 공예 작품에 영감을 받은 작업들을 지속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자신이 어니스트 갬퍼, 그리고 영국 출신 도예가 제니퍼 리의 컬렉터이기도 하다.

공예 전문 갤러리 LVS 이원주 대표는 “LVMH를 비롯한 럭셔리 브랜드의 이같은 시도는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있을 뿐 아니라 ‘손으로 만드는 작업’에 대한 존중을 통해 예술로서의 공예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에는 아트페어로 유명한 스위스 바젤에서 공예 페어 ‘트레소르 현대공예(Tresor Contemporary Craft)’가 출범했다. 현대 공예가 좀 더 시장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기획된 이 페어는 거래중심의 기존 아트페어 방식에서 탈피해 전시회 형태로 진행됐다.

그렇다면 공예로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뭘까. 청주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과 트레소르 현대공예 한국대표를 맡았던 조혜영 큐레이터는 “새로운 투자처 발굴과 시장성 시험”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페인팅, 조각 등의 분야에 투자와 관심이 집중되면서 작품이 지나치게 비싸졌기 때문에 새로운 돌출구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면서 “그림과 조각보다는 싸지만 소장가치가 충분히 있는 공예로 관심이 옮겨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경우 패션 뿐 아니라 제조업에서도 공예 장인들과의 컬래버레이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파나소닉은 올해 밀라노 디자인 어워즈에서 전통 공예와 첨단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베스트 스토리텔링상을 받았다.

반면 국내는 이같은 흐름과 변화에는 상당히 뒤처져 있는 편이다. 조혜영 큐레이터는 “도자기를 중심으로 한 한국 공예가 세계에 알려져 있기는 하나 서구나 일본에 비하면 전략적 마케팅에서는 많이 부족하다”면서 “작가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갤러리와 전문가를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VS 갤러리 이원주 대표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고려청자를 만들었을 만큼 오랜 공예역사를 갖고 있지만 제대로 된 현대 공예박물관 하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현 주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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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공예 컬렉션으로 유명한 뮤지엄은 뭐가 있을까. 청주공예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던 조혜영 큐레이터에게서 다음과 같은 자료를 받았다. 


1Victoria and Albert Museum, London, UK

2The Craft Council UK
3Museum of Art and Design, New York, USA
4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USA
5Philadelphia Museum of Art, Philadelphia, USA
6Brooklyn Museum, New York, USA
7Chicago Art Institute, Chicago, USA
8San Francisco Asian Art Museum, San Francisco, USA
9EKWC, Amsterdam, Netherlands
10Saatchi and Saatchi Gallery, London, UK
11Musee de Quai Branly, France
12Ariana Museum, Geneva, Switzerland

등이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꼽히고 있는 또 다른 작가들에 대한 자료도 보내왔다.

 

Grayson Perry 영국 - 도자

이강효 - 한국 / 도자
 

이인진 - 한국 / 도자

Edmund de Waal 영국 - 도자

Caroline Broadhead 영국 - 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