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태후가 가고나니 또 오해영이 오네요. 

송중기가 가고 나니 에릭이 있습니다. 

하긴 언제 안그런 때가 있었나요. 

현빈도 유아인도 김수현도 이민호도 그렇게 우리 곁을 계속 돌고 있습니다. 


특별할 건 없지만 그럼에도 신선하고 특별한 오해영.  드라마 <또 오해영>에 우리는 빠져들고 있습니다. 





 “개미지옥이네요.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어요.” “사람을 들었다 놨다. 애틋하고 짠하다가 미친 듯 웃기는 마성의 드라마.” 

 매주 월·화요일 드라마 <또 오해영>(tvN)이 시작할 즈음 주요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는 분주하게 달아오른다. 출연자들의 연기와 장면, 대사에 대한 품평과 감상을 쏟아놓으며 다른 시청자와 뜨거운 공감의 연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시작한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첫회 1.79%에서 23일 방영된 7회에 6.66%로 수직상승했다. 뉴스나 SNS 언급 정도, 동영상 조회수 등으로 집계하는 화제성 면에서도 다른 드라마를 압도한다. 

 저절로 감정이입이 되는 사랑스러운 캐릭터, 절절히 가슴에 와닿는 대사, 예측불허로 튀어나오는 웃음코드…. 역대 히트한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닮아 있는 이 드라마에 시청자들은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고 있다. ‘개미지옥’(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콘텐츠나 대상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이 된 <또 오해영>. 무엇이 이 드라마를 개미지옥으로 만들었나. 

■우리들의 오해영

 평범하고 특별할 것 없는 30대 싱글여성 오해영. 동명이인의 잘난 친구에게 치여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그는 십수년이 지난 뒤 그 친구를 직장 상사로 다시 만나는 얄궂은 운명에 처한다. ‘나대면 더 비교당하니까 없는 것처럼 조용히’ 지냈던 눈물나는 학창 시절이 30대가 되어서도 끝난 게 아니다. 그뿐만 아니다. 결혼식 전날 파혼당하고 승진에서도 누락된다. 일과 사랑, 인간관계에서 끊임없이 치이는 삶에 시청자들은 공감하고 빠져든다. 그렇다고 비련뿐인 주인공은 아니다. 심술스러운 뒷담화를 늘어놓기도 하고 소심하게 복수도 한다. 때론 할 말도 따박따박 쏘아붙이는 그는 내 모습이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한 존재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삼순,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을 섞어놓은,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의 정형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 하지만 전형적인 미인형이 아닌, 맑고 담백한 배우 서현진(사진)의 얼굴이 오해영만의 생명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 예지원 

 이 드라마 최고의 ‘신 스틸러’는 오해영의 직장 상사 박수경을 연기하는 예지원이다. 아침에는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지지 않는 마녀, 밤에는 만취해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머리를 풀어헤치고 나타나는 외계인 같은 존재. 하룻밤에 맥주 3만㏄를 마신 뒤 1.5ℓ짜리 페트병 물을 들이붓고 트림을 내뱉는다. 술에 취하면 번역기도 해석해주지 못하는 불어나 동물소리를 쏟아내는 그는 기괴한 카리스마로 시선을 고정시킨다. 

 자신을 놓아버릴 정도로 망가지는 그의 연기에 찬사와 박수를 보내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10여년 전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노처녀 캐릭터의 대명사였던 32세 ‘최미자’를 연기했던 그가 44세 싱글여성 박수경으로 등장하는 것도 재미있는 인연이다. 

■눈돌릴 틈을 주지 않는 ‘떡밥’

 남자주인공 박도경(에릭)은 초능력을 가졌다. 미래를 본다. 한 회에도 여러 차례 나타나는 그의 ‘환상’은 여주인공 오해영과의 관계 진전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 같은 판타지적 요소는 시청자들을 몰입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극중에서 음향감독인 박도경은 청각이 극도로 예민하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까칠한 완벽주의자. 고도로 단련된 감각을 갖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그가 가진 초능력은 충분히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와 함께 그동안 드라마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음향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한 묘사도 신선한 자극을 준다. 화면을 통해 보고 듣던 많은 소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게 됐다며 흥미를 느끼는 시청자들이 많다. 

■가슴에 박히는 명대사

 여느 인기 드라마처럼 <또 오해영> 역시 주옥같은 명대사를 낳고 있다. 마음을 어루만지고 힘을 주는가 하면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을 만큼 기발하고 재미있는 대사들도 있다. 

 “나는 쪽팔리지 않는다. 더 사랑하는 게 쪽팔린 건 아니다.”(자신의 고백을 도경이 거절하자 슬픈 마음을 달래는 해영의 독백)

 “한 대 맞고 쓰러진 거야 좀 쉬었다가 일어나면 돼.”(도경이 자신이 겪었던 파혼의 아픔을 해영에게 이야기하며)

 “별일 아니라는 말보다, 괜찮을 거란 말보다, 나랑 똑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게 백배 천배 위로가 된다.”(도경 역시 파혼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해영의 독백)

 “니가 술을 끊어? 개가 똥을 끊어라.”(술을 끊겠다는 해영에게 엄마가 하는 말) 

 “이 집에선 앉아서 싸라 그게 정의야.”(수경이 남동생에게 화장실 사용법을 강조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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