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광석이는 왜 그렇게 일찍 죽었다니”. 북한군으로 나온 송강호의 대사죠. ‘이등병의 편지’를 듣던 그는 “오마니 생각난다. 야 우리 광석이를 위해 딱 한잔만 하자우”하고 술잔을 기울입니다. 김광석의 노래가 우리에게 갖는 의미를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장면이 또 있을까요.
지난 6일은 그의 20주기였습니다. 올해로 세상을 떠난지 20년 지났는데도 그의 이름은 계속 불립니다. 오히려 더 폭넓게 그의 노래가 사랑받습니다. 아깝고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나갔지만 그는 아마도 가장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뮤지션일 겁니다. 수많은 사람이 그를 추억하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그의 노래는 새롭게 불리며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사진은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광석은
1964년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명지대에 재학중이던 1984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로 데뷔했습니다. 그리고 1988년 그룹 ‘동물원’의 멤버로 활동하다 솔로로 전향했습니다. 국내 포크록의 계보를 이어온 적자로 평가받는 그는 모두 8장의 앨범을 냈습니다. 대학로 학전소극장은 김광석을 상징하는 곳입니다. 그는 그곳에서 1000회 라이브라는 대기록을 쌓았습니다. 기타를 퉁기며, 하모니카를 불며 노래하던 그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 기억에 살아 있습니다.
그런 그가 1996년 1월6일 서른 둘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전날 절친 박학기와 술을 마셨고, 라이브 공연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누구도 그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유서도 없이 훌쩍 떠난 그의 죽음은 지금까지도 의문과 추측을 낳고 있습니다. 당시 보도에는 “더이상 음악적 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자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는 유족들의 이야기로 미루어 자살의 이유를 추측하는 정도였으나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초창기 동물원 시절

 

 

 ■김광석의 노래
<슈퍼스타 K>나 <K팝스타>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가장 자주 불리는 뮤지션 중 하나는 김광석입니다. 짙고 절절한 감성의 노랫말은 언제나 ‘사람’을 향해 왔고, 누구도 쉽게 흉내내지 못하는 목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맙니다. 그의 노래가 가진 힘이 뭘까요. 바로 그가 부른 노래 그 자체입니다.
‘이등병의 편지’‘서른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등 그의 노래는 우리네 삶과 궤적을 함께 합니다. 세대와 시대를 초월해 그가 추억의 동반자가 된다는 이야기지요. 그의 노래속에서 나를 찾는다는 것입니다.

 

 

 

 

 ■김광석의 다시 부르기
싱어송라이터였지만 그는 포크의 명곡들을 찾아내 다시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도 열심이었습니다. <다시부르기>라는 제목으로 나온 헌정 형식의 포크앨범을 통해 원곡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았던 노래가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등입니다. 웬만해선 원곡을 능가하는 리메이크작이 나오기 쉽지 않은데 그의 리메이크 앨범은 한국 음악사에 명반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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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국 대중음악사 100대 명반에는 그가 참여한 앨범이 6장이나 됩니다.


 

 

 

 ■대중들이 사랑하는 김광석의 노래
음악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김광석의 노래는 무엇일까요. 음악사이트 지니가 2014~2015년 2년간의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가장 많이 들은 김광석의 노래는 ‘서른 즈음에’였습니다. 그 뒤를 이어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사랑했지만’이 차지합니다. 4위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5위는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6위는 ‘먼지가 되어’ 입니다. 이 곡은 <슈퍼스타 K> 시즌 4회에서 로이킴과 정준영이 함께 불러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바람이 불어오는 곳’ ‘이등병의 편지’ ‘그날들’ ‘사랑이라는 이유로’ 등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들지 않았지만 ‘거리에서’나 ‘일어나’ ‘나의 노래’ 등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곡들이 있습니다. 

 

 

10주기 추모앨범

 

 

 ■김광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그의 음악을 소재로 한 뮤지컬은 5편이나 만들어졌습니다. 그를 추모하는 많은 후배가수들은 지금도 그의 노래를 부릅니다. 아이유, 장재인을 비롯해 아이돌 가수들도 옛노래를 리메이크해 부르는 프로그램에서 그의 노래를 부르면서 김광석의 노래는 10대들의 입을 통해서도 불립니다. 

2008년 대학로 학전 소극장 마당에 김광석 노래비가 세워진 뒤에 매년 이곳에서 ‘김광석 다시 부르기’라는 대회도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도 이 대회는 열렸고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그를 뜨겁게 추모했습니다. 원래는 올해까지 하고 막을 내리기로 했으나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2010년 그의 고향인 대구 방천시장 근처에 조성된 ‘김광석 길’은 대구의 명소가 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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