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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스코프

딴따라같은 클래식/ 의자 춤? 롤랑 프티 그리고 바흐

by 신사임당 2015. 11. 6.

 

많은 분들이 기다리는 응답하라 1988.

특히 그 시절 고등학생이었던 40대 중반은 더 설레고 두근거립니다.

저 역시 그 때 고등학교 1학년!!

 

지난주 방송됐던 맛보기 방송에도 엄청 많은 관심이 몰렸네요.

 

#그중 한장면

 

바로 등받이 있는 의자위에 올라가 쓰러뜨리는 그 춤이

추억의 아이템으로 등장했더라구요.

 

당시 이 광고 굉장했습니다.

리복 광고에 등장했던 이종원씨는

그전까지 이름모를 모델이었으나

이 광고로

혜성같이 눈에띄며 스타가됐지요.

지금보다 젊었을 그 당시에

선 굵은 외모는

그를 외국인이라고까지 생각하게 만들었었습니다.

역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리드미컬하고 로맨틱한 느낌을 주는 이 광고는

여심에 불을 지르며 난리가 났습니다.

방송 보셔서 아시겠지만

그 때까지 고만고만하던 광고 트렌드에서

이 광고는 혁명적이었다고 할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멋진 안무는 어디서 나왔을까요.

의자에 올라가 발로 쓰러뜨리는 이 춤이

국내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1985년 개봉됐던 영화 <화이트 나이트> 때문입니다. 

 

 

 

 

 

<백야>로 개봉 됐던 이 작품엔

한때를 풍미했던 발레리노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출연했습니다.

냉전시대 소련에서 미국으로 망명했던 그는

당시에도 소련을 대표하는 발레리노로

키로프  발레단에서 활동했었고

미국 망명 뒤에는 아메리칸시어터 무대에 섰습니다.

 

 

영화 <백야>는 그레고리 하인즈, 이사벨라 롯셀리니 등

다른 출연진도 화려했고

특히 바리시니코프의 춤이 정말 멋졌습니다.

 

 

 

 

 

 

 

영화는 실제 그의 상황을 살짝 모티브로 삼아 꾸민 허구의 이야기입니다.

망명한 발레리노가 불시착으로 다시 소련에 억류되고 어쩌구 하는...

지금 보면 손발 오그라드는 미국 우월주의와 강한 반공사상이 전체적으로 깔려있는 영화인데

춤은 가끔 찾아보고 싶을만큼 매혹적이었습니다.

제가 중학교 다니던 시절

이 영화 단체관람을 했지요.

대부분 멋진 춤에 정신 나가 있었지만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인

반공사상도 뜨겁게 되새김질하며

공산 괴뢰집단은 어쩌구 하는 감상문을 써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영화 도입부는

발레공연으로 시작합니다.

<젊은이와 죽음> 이라는 작품 공연 장면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예의 그 장면,

즉 , 의자위에 올라가 앞으로 기울어지듯 내려오면서 의자를 쓰러뜨리는

그 춤을 춥니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그 장면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미처 그 안무를 흉내낼 생각들은 안했었던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광고로 나오면서

정말 동네에서 개나소나 이걸 흉내냈었죠.

<젊은이와 죽음>이라는 이 발레 작품에는

이 유명한 의자 장면이 등장합니다.

롤랑 프티라는 전설적인 발레리노이자 안무가가 만든 작품이죠.

1946년에 초연됐다고 하니까

상당히 오래됐네요.

그가 이 작품을 만들었을 때 스무살 좀 넘었다니... 흠 좀 무...

엑소 카이랑 샤이니 태민이도 둘이서 머리 맞대고 멋진 안무 한번 짜봐줬으면...

아... 상상만으로 흐뭇하네요.

유튜브를 통해 보시면 2013년 국내에서 공연됐던 것부터 1966년 루돌프 누레예프가 공연했던 것까지

다양한 동영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요 장면들은 <백야> 앞부분에 나오는 <젊은이와 죽음> 공연 장면입니다.

 

이 동영상 캡처... 화질 엉망이긴 한데요

1966년 루돌프 누레예프가 공연했던 장면입니다.

다 의자 쓰러뜨리기 있죠?

 

 

 

작품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좀 영화적인 느낌을 주는 발레 작품입니다.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운 느낌의 방에서 젊은 남자가 고뇌하고 혼란스러워하고

고통을 삭이며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던 여자가 들어오는데

뭔가 느낌 쎄한, 마녀같은 아우라가 나오는 그런 여자입니다.

그렇게 두 존재가 함께 하는 춤은

극한의 갈등과 혼란과 고통같은???

결국 마지막에 여자는 천장에 밧줄을 걸고

남자는 의자위에 올라가 밧줄에 목을 매면서 끝나는데요.

비장하고 음울한 느낌이 장난아닙니다.

 

 

이 안무에 깔리는 음악은

음악의 아버지 바흐의 파사칼리아 푸가 C단조입니다.

정말 한마디로 비장미 작렬!!!입니다.

 

제가 알기로 국내에서 이 작품이 공연된 것은 손에 꼽히는 정도인데

2013년 국립발레단에서 

롤랑 프티의 밤이라는 타이틀로 

그의 작품을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백조의 호수나 지젤처럼 공연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유튜브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