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의 잼있게 살기

 

 

 

 

 

 

 

 

 

 

 

서태지는 여전했다.

5년만에 대중들앞에 드러난 그의 음악은 생생한 에너지를 뿜으며 펄떡거렸고 팬들은 응축된 열정은 공연장을 후끈 달궜다.

17억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이 투입된 할로윈 분위기의 무대장치, 조명, 음향 등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높은 품질을 자랑했다.

20여년전 함께 했던 ‘아이들’ 대신 래퍼 바스코와 스윙스가 함께 한 ‘하여가’ ‘컴백홈’ ‘교실이데아’는 관객들을 20년전으로 훌쩍 옮겨 놓았다.

관객들을 향해 서태지는 “빡세게 달릴텐데 너희들 괜찮겠니? 모두 일어나, 졸라 빡세다”고 익살스러운 멘트를 던졌고

팬들은 자신들의 ‘대장’의 명령에 따라 자리에서 뛰며 사정없이 머리를 흔들고 떼창을 이어갔다.

5년만에 무대에 선 그가 팬들에게 “보고싶었다” “너무너무 좋다”고 소회를 밝히자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팬들의 모습이 대형 모니터에 잡히기도 했다.

그의 컴백을 기다려 온 많은 팬들은 공연시간 이전부터 들뜬 표정으로 공연장 밖에 줄을 늘어섰고,

공연장 곳곳에 ‘22년동안 우리의 멘탈을 감금해 오신 감금의 아이콘 서태지’ ‘우리에겐 서태지가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야’ 등

플래카드를 내건채 그의 귀환을 반겼다.

하지만 서태지는 여전하지 않았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그의 컴백 콘서트는 2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느끼게 하는 무대였다.

한때 서태지를 향해 “아저씨 누구세요?”하던 카피가 재미있는 농담거리로 화제가 됐던 적이 있지만

냉정히 말해 현재 대중문화를 즐기는 세대에게 이 카피는 현실이 됐다.

5년전만 해도 5만석을 너끈히 채우고도 남았던 그의 공연은 2만명을 모으는데도 힘겨웠다.

기획사측은 집중도를 높이기 유료좌석수를 줄였다고했지만 드넓은 공연장의 일부만을 객석으로 사용한 것은

되레 무대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크리스 말로윈’을 비롯해 ‘숲속의 파이터’ ‘잃어버린’ ‘프리즌 브레이크’ 등

새 앨범 수록곡들을 이어가며 새로운 음악적 실험의 산물들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의 보컬은 불안했고 밴드와도 잘 어우러지지 않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특히 ‘프리즌 브레이크’를 부를 땐 밴드를 구성하는 개별 악기와 그의 목소리 사이의 밸런스가 맞지 않았으며

이로 인한 불협 사운드는 몹시 불편했다. 

이번 콘서트는 그가 데뷔한 뒤 처음 맞는, 최악의 상황에서 진행된 콘서트였다.

전성기의 팬덤 상당수는 떨어져 나갔고, 무대위의 그에게선 언뜻 언뜻 위축된 모습도 보였다.

공연을 앞두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나 신곡을 아이유와 함께 발표하는 등 이전의 그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은

그가 가진 불안감의 정도를 말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전성기에 사생활을 노출한 적이 거의 없었고 이후에도 신비주의로 일관해 왔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팬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다른 아티스트들이라면 자유롭게 받아들여질 그런 모습이 쉽게 이입되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오해와 소문들, 대중들의 우려와 생각을 이해한다는 듯

“우리의 별이었던 스타들과 여러분의 인생도 함께 저물어간다고 생각한다”면서

“한 물 간 가수, 별 볼일 없는 가수가 노래를 들려 드리겠다”고 자신을 지칭하며 말하기도 했다.

그의 새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는 20일 0시에 발매된다.

콘서트에 이어 다시금 대중들의 냉정한 심판대에 올라서는 ‘빡센 도전’에 직면하게 된 그는

콘서트 마지막 무대에서 들려진 앵콜곡을 통해 자신의 각오와 마음을 표현했다.
“내겐 좋은 사람이 많다고 생각해. 쉽지 않은 건 같은 자리에 있었어. 맘 속 가득한 진실을 느끼고 더욱 강하게 네 안에서 난 믿음을 찾았어….”

 

서태지 공연 set list 입니다.

 

1. 인트로

2. 모아이

3. 소격동

4. 크리스말로윈

5.버뮤다 트라이앵글

6. 내 모든 것

7. 시대유감

8. 숲속의 파이터

9. 잃어버린

10, 프리즌 브레이크

11. 너에게

12. 널 지우려 해

13. 인터넷 전쟁

14. 나인티스 아이콘

15. 해피엔드

16. 컴백홈

17. 교실이데아

18. 하여가

19. 앙코르-테이크 파이브

 

 

 

저작자 표시
신고

'스타토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태지의 이갸기  (0) 2014.10.22
김동률 열풍  (0) 2014.10.21
서태지 5년만의 컴백 공연  (0) 2014.10.19
서태지의 소격동 .... 그 슬프고 아픈 이야기  (5) 2014.10.05
소녀시대.. 9인에서 8인으로  (0) 2014.09.30
슈퍼주니어 100회째 슈퍼쇼  (0) 2014.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