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7월 25일(일) 오후 05:33
ㆍ담백한 피아노 연주 맞춰 윤상·조원선·이한철 등 실력파 뮤지션 보컬 참여
한국적 정서의 ‘정수’인 김소월의 시. 영혼을 울리는 그의 시어(詩語)가 음악으로 다시 씌어졌다. 아무런 인공 색소와 향신료도 첨가하지 않고, 오롯이 피아노와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형상화된 날것 그대로의 음악으로. 기계적 기교가 가득한 날카로운 전자음악과 아이돌의 댄스음악이 채우고 있던 공간을 비집고 들어온 모처럼 휴식 같은 음악이다. 전직 국어교사이자 작사자인 박창학(42)과 영화음악을 주로 해온 작곡가 박지만(37)이 함께 만들었다.
‘산유화’ ‘초혼’ ‘진달래꽃’ ‘기억’ 등 김소월의 대표적인 시 13편을 그대로 노래로 만들었다. 김소월을 테마로 쓴 ‘하얀 달의 노래’는 유일하게 작사가 박창학이 노랫말을 지었다.
행의 배치는 물론이고 글자수조차 바꾸지 않고 시를 그대로 노래로 옮기다 보니 일반적인 노래와 같은 후렴구나 행의 반복이 없다. 흔히 들을 수 있는 노래라기보다 노래처럼 시를 읊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반주도 박지만의 담백한 피아노 연주만으로 돼 있다. 보컬은 윤상을 비롯해 캐스커의 융진, 롤러코스터의 조원선, 빅마마의 이지영, 정재일, 이한철, 하림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2년여의 작업기간 동안 쏟은 열정과 공이 음반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요즘 트렌드에 비춰 볼 때 시쳇말로 ‘돈 되는’ 음반이 아님에도 음반시장에 잔잔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프로듀싱을 맡은 박창학은 “어릴때부터 좋아했던 김소월의 시를 달리 표현해 보고 싶은 음악적 욕심이었다”고 말한다. 2년 전 가수 윤상의 음반 작업을 하면서 안면을 트게 된 박지만은 박창학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김소월의 시에 관심조차 가져본 적이 없다.
“형의 뜻에 공감하면서 그때부터 김소월의 시를 읽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아무것도 몰랐지요. 수십번 읽고 또 읽으면서 제 마음판에 새겨지는 그 시어를 통해 왜 김소월이 위대한지 깨달았어요. 그런 감동을 악상으로 표현한 거죠.”
박창학은 박지만이 만든 데모음반을 듣고 가수들과 함께 음반을 내야겠다고 결심했다. 제작자들은 하나같이 말렸다. 팔리지 않을 거란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보컬에 참여한 뮤지션들은 이들의 기획취지에 흔쾌히 동의하며 녹음에 참여했다.
“요즘은 아이들, 노인들, 중년들, 청년들 이렇게 세대에 따라 듣는 대중음악이 명확히 구분돼 있잖아요. 전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하고 세대간의 벽없이 듣고 즐길 수 있는 대중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어요. 브라질이나 쿠바에는 그런 음악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너무 편협돼 있거든요. 김소월의 시는 세대가 지닌 벽을 허무는 음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박창학)
이전에도 김소월의 시는 여러차례 가요나 가곡으로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이들은 자신의 색깔과 방식대로 김소월의 시를 음악적으로 해석해보고 싶었다.
박지만은 “음반 재킷을 시집으로 만들었다”며 “음반을 듣기 전에 시를 먼저 한껏 음미해 보고 마음에 그려지는 형상을 떠올리며 음악을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ㆍ담백한 피아노 연주 맞춰 윤상·조원선·이한철 등 실력파 뮤지션 보컬 참여
한국적 정서의 ‘정수’인 김소월의 시. 영혼을 울리는 그의 시어(詩語)가 음악으로 다시 씌어졌다. 아무런 인공 색소와 향신료도 첨가하지 않고, 오롯이 피아노와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형상화된 날것 그대로의 음악으로. 기계적 기교가 가득한 날카로운 전자음악과 아이돌의 댄스음악이 채우고 있던 공간을 비집고 들어온 모처럼 휴식 같은 음악이다. 전직 국어교사이자 작사자인 박창학(42)과 영화음악을 주로 해온 작곡가 박지만(37)이 함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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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의 배치는 물론이고 글자수조차 바꾸지 않고 시를 그대로 노래로 옮기다 보니 일반적인 노래와 같은 후렴구나 행의 반복이 없다. 흔히 들을 수 있는 노래라기보다 노래처럼 시를 읊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반주도 박지만의 담백한 피아노 연주만으로 돼 있다. 보컬은 윤상을 비롯해 캐스커의 융진, 롤러코스터의 조원선, 빅마마의 이지영, 정재일, 이한철, 하림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2년여의 작업기간 동안 쏟은 열정과 공이 음반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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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월의 시를 음악으로 옮긴 앨범 <그사람에게>를 프로듀싱한 박창학(왼쪽)과 곡을 붙인 박지만. |
“형의 뜻에 공감하면서 그때부터 김소월의 시를 읽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아무것도 몰랐지요. 수십번 읽고 또 읽으면서 제 마음판에 새겨지는 그 시어를 통해 왜 김소월이 위대한지 깨달았어요. 그런 감동을 악상으로 표현한 거죠.”
박창학은 박지만이 만든 데모음반을 듣고 가수들과 함께 음반을 내야겠다고 결심했다. 제작자들은 하나같이 말렸다. 팔리지 않을 거란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보컬에 참여한 뮤지션들은 이들의 기획취지에 흔쾌히 동의하며 녹음에 참여했다.
“요즘은 아이들, 노인들, 중년들, 청년들 이렇게 세대에 따라 듣는 대중음악이 명확히 구분돼 있잖아요. 전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하고 세대간의 벽없이 듣고 즐길 수 있는 대중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어요. 브라질이나 쿠바에는 그런 음악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너무 편협돼 있거든요. 김소월의 시는 세대가 지닌 벽을 허무는 음악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박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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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만은 “음반 재킷을 시집으로 만들었다”며 “음반을 듣기 전에 시를 먼저 한껏 음미해 보고 마음에 그려지는 형상을 떠올리며 음악을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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